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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바다의 소슬바람 - 말라르메

by arthoyone-아르토요네 2025. 4. 1.

바다를 가르는 배의 항해
바다의 소슬바람 - 말라르메

 

아, 육체는 서러워라. 내 모든 책을 다 읽었건만.

빠져 나가리라 저 멀리로!

나는 아노니, 미지의 물거품과 하늘사이에

술취한 듯 떠도는 새들을!

바다에 잠긴 이 가슴을 아무 것도 붙잡지는 못하리라.

눈동자에 어리는 지난날의 뜰도, 오, 수 많은 밤도!

흰 빛이 버티는 허무한 종이 위를

비치는 램프의 적막한 불빛도

아기에게 젖 물린 젊은 여인도.

나는 떠나가리라. 기선은 바람에 흔들리며

먼 나라를 향해 닻을 올리는구나!

 

잔인한 희망으로 황폐해진 권태는

아직도 흔드는 손수건의 마지막 작별을 생각하는가?

어쩌면 이 배도, 폭풍우 몰아치는 바다에 휘말려

조각난 배에 바람만 불어칠지도 모르리.

돛대도 없이, 돛대도 없이, 기름진 섬도 없이...

그러나 오, 내 마음이여, 듣거라, 저 사공들의 뱃 노래를.

 

 

- 바다의 소슬바람 / 말라르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