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산행중 주변은 온통 벚꽃 천지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은 몇년 전부터 벚나무를 많이 식재하여 요즘 한창 벚꽃이 만발하고 있다.
벚꽃은 벚나무의 꽃이다. 꽃은 보름정도로 아주 잠깐 개화하며 사람들은 화려한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축제를 벌이며 즐거움을 누린다.
본인도 벚꽃은 당연히 좋아한다.
하얀색의 꽃잎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본인은 쫌 괴팍?하다. 흐드러 지게 핀 대규모 벚꽃 군락지 보다는 드문드문 눈에 띄는 산벚꽃을 더 좋아한다.
벚꽂은 아쉽게도 너무 일찍 꽃잎이 떨어진다. 그러고선 이내 더러워진다.
벚나무는 이런 인간의 생각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화려한 꽃은 번식의 목적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곤 금방 떨궈 버리는 것이다.

유년시절 나보다 5살 더 먹은 송근이라는 형이 있었다. 그와 나는 같은 동네에 살았었다. 우리동네는 서울 이문동으로 유명한 곳은 외국어 대학교와 경희 대학교가 있다. 그 곳은 벚나무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 봄이 지나고 5,6월되면 벚꽃이 열매가 달려 쓴맛과 달적지근한 맛이 나름 일품이었다. 안 먹어 본 사람은 그 특유의 맛을 모르리.
우리는 없는살림?에 벚나무 열매를 따먹기 위해 대학교 주변을 열심히 헌팅하고 다녔다.
우리의 입가에는 항상 붉은 버찌자국이 범벅이 되어 있었고...
하지만 재수 없게도 형이 수위 아저씨에게 붙잡혀서 호되게 혼을 당했다.
봉변을 당하는 형의 불쌍한 모습이 아직도 아련한 기억 저편에 남아 있다.
그 당시엔 달콤한 것이 귀한 시대였다. 그래서 설탕을 원료로 만든 엿, 뽑기나 달고나등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대유행 하였다.
그런데 최근에 그것을 소재로 한 시리즈 드라마가 방영되어 전세계적으로 붐이 일어난 적이 있는데 본인은 개인적으로 그것이 썩 즐겁지 만은 않다.
6.25전쟁 후 못살았던 가난한 시대의 전유물을 센스?있고 글로벌하게 K컬쳐로 잘 버무린 것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숨바꼭질이나 "뽑기" '비석치기" "다마치기" 같은 놀이 문화는 굶주린 시대의 궁여지책 이면서도 나름 훌륭한 창의적 놀이 문화였던 것이다.
벚꽃열매는 버찌라고도 하는데 그 맛은 시판되는 체리나 앵두,블루베리 같은 맛과는 비교되지 못한다.
더구나 도로가의 버찌열매는 무르익어 땅바닥에 우수수 떨어지면 끈적거리는 과육으로 인해 은행나무의 열매와 더불어 더러움의 극치를 이룬다.
버찌헌팅은 우리들 유년시절의 즐거움 이었다.
이런 경험을 하지못한 친구들은 그 맛을 알랑가 몰랑가?
그런데 이 버찌 열매가 라이코펜과 안토시아닌 같은 좋은 성분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모르는지?...ㅎ
본인의 벚꽃 그리기 감상하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