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차가움, 그리움, 영원
파랑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남자의 46%, 여자의 44%가 파랑을 가장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파란 옷을 즐겨 입는다.
파란 옷은 어떤 경우에도 잘 어울리며 계절도 타지 않는다.
파랑은 자동차 색으로도 인기가 있어서 사치스런 대형차든 소형차든 파란색이 많다.
파랑은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마음을 안정시켜 주기 때문에 집안을 꾸밀 때에는 침실의 색으로 많이 쓴다.
다만 한군데에선 예외다. 먹고 마시는 음식물에는 파랑이 거의 없다.
파랑은 가장 차가운 색이다.
파랑을 차갑게 느끼는 이유는 추울때 파랗게 변하는 피부와 입술등 우리의 경험에 근거한다.
얼음과 눈도 푸른 빛을 낸다.
파랑은 흰색 보다 더 차갑다.
흰색은 빛을 의미하지만 파랑은 그늘을 뜻하기 때문이다.
파랑 - 흰색 - 은색 , 차가움과 서늘함의 색조는 식료품의 포장으로 이상적인 색조이다.
식료품은 서늘하고 신선하게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유나 유제품의 포장은 대부분 파랑-흰색-은색이다.
파랑은 색채론에서 "일차색" "기본색" 이라고 부르는 근본적인 색이다.
일차색은 다른 색을 혼합해서 만들 수 없는 색을 말한다.
색에 관한 일반이론을 살펴보면 일차색은 빨강,노랑,파랑이다.
다른 색들은 일차색들을 혼합해서 만든다.
일차색 두 가지를 섞어서 만든색은 이차색 도는 "순수 혼합색" 이라고 부르는데 녹색,주황,보라가 그것이다.
일차색 세가지를 섞어서 만든색은 삼차색 또는 "비순수 혼합색" 이라고 부른다.
색에 검정을 넣으면 어두워지고 흰색을 넣으면 밝아진다.
뉘앙스가 있는 색을 얻으려면 색을 세가지 이상 섞어서는 안된다.
세가지 이상을 혼합하면 뉘앙스가 사라진다.
세가지 색을 섞으면 갈색이 나온다.
여기에 다른색을 섞으면 불투명해지고 어두워 지다가 결국은 "어두운 회갈색" 이 나온다
여기에 아무리 흰색을 넣어도 밝아지지 않고 흐려지기만 한다.
"외젠 들라크루아" 라는 화가가 "모든 회화의 적은 회색" 이라고 말한 것도 그때문이다.
파랑은 정신적 미덕을 나타내는 중요한 색이다.
그 전형적인 색조는 파랑-흰색 이다.
파랑과 흰색은 영리함, 학문, 집중을 나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열정이 아니라 차가운 이성이 요구되는 곳에는 언제나 파랑이 있다.
서양장기 챔피언을 꺾은 최초의 컴퓨터 이름은 의미심장 하게도 "디프 블루 / Deep Blue" 였다.
올림픽기에는 다섯개의 원이 겹쳐있다.
빨간 원은 피부가 붉은 인디언 원주민의 아메리카 대륙을 뜻하며 녹색 원은 오스트레일리아,
검은 원은 아프리카, 노란 원은 아시아, 파란 원은 유럽을 가리킨다.
유럽은 왜 파랑일까?
올림픽기를 만들당시 유럽은 커다란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갈등을 겪고 있었다.
파랑은 모든 종교에 속하지만 어느파,당에도 속하지 않는 색, 즉 이상적인 평화의 색이다.
세계적인 유행이 되어버린 인디고 칼라의 청바지.
블루진은 진실하고 변함없는 가치로 되돌아간다는 회귀의 의미로 비춰진다.
낡아빠진 청바지는 소비하는 시대를 비판하는 상징물이다.
낡은 옷차림의 유행은 1990년대에 정점에 다다르며 일부러 찢어진 블루진이 등장한다.
원래 튼튼하고 거친 노동자 바지의 기이한 왜곡이 아닐 수 없다.
청바지는 세계적으로 유행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청바지를 즐겨입는다.
거지와 백만장자, 청소부와 공주, 목사와 가난한 노동자 모두가 블루진을 입는다.
원래 노동복으로 고안되었던 블루진이 전형적인 휴가복장이 되고
주름을 잡아 멋진 스타일의 사무실 복장으로 만들어진다.
"블루 칩 / blue chip"이란 주식시장에서 비싸기는 하지만 안정된 가치를 보유하는 우량주식을 말한다.
"블루 칩"이란 명칭은 게임을 할때 현금대신 사용하던 쿠폰에서 나왔다.
파랑은 수동적익 안정된 색으로 수면제와 안정제의 포장에 많이 사용된다.
파랑은 이불과 잠옷에도 많이 쓰인다.
파랑-녹색-흰색은 휴식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색조이다.
파랑은 수동적인 휴식, 녹색은 적극적인 여가활동, 흰색은 색과 흥분의 부재를 상징한다.
색채치료의 뛰어난 효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정신병원에서 발광하는 환자를 파란 방으로 데려갔더니 즉시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파랑은 멀고 무한하다.
어떤 색이건 멀어지면 흐려지면서 파란 빛을 띤다.
공기층이 색을 덥기 때문이다.
강한 파랑에서 약한 파랑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원근효과를 나타낸다.
환한 파랑은 시각적으로 뒷자리를 차지한다.
하늘이 환한 파랑에서 어두운 파랑으로 여러단계를 보일수록 우리는 더 먼 곳까지 보는 느낌을 받는다.
화가들은 이 효과를 "공기원근법"이라고 부르는데 강한 색이 흐린 색보다 가까운 느낌을 주는 것이 원칙이다.
이 원칙을 잘아는 화가들은 하늘을 그릴때 아래보다 위를 더 진한 파랑으로 처리한다.
파랑은 하늘이다.
그래서 파랑은 신성한 색, 영원한 색이다.
지속되기를 바라는 모든 것,
영원히 계속되어야 할 모든 것에 파랑을 결부시키는 것은 늘 우리곁에 하늘이 있기 때문이다.
신은 하늘에 살고 파랑은 신을 둘러싸고 있는 색이다.
그래서 파랑은 여러종교에서 신의 색으로 쓰인다.
이집트의 파라오가 썼던 금색 마스크도 파란 머리카락과 파란수염을 달고 있다.
칸딘스키는 "파랑은 깊어질수록 우리를 무한한 것으로 이끌며,
순수 그리고 궁극적으로 는 초감각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운다" 라고 하였다.
그리움의 파랑은 음악에서 블루스를 만들었다.
미국의 흑인들이 시작한 블루스의 기원은 블루이다.
영어권에서 의 파랑은 "슬픈" "멜랑콜리한" 이라는 뜻을 갖는다.
상징적인 의미의 블루를 가진 사람이 우울한 마음을 노래한 것이 블루스이다.
블루스의 노랫말은 향수, 사랑의 아픔,그리움을 담고있다.
가장 유명한 블루스는 조지 거쉰/George Gershwin 의 "랩소디 인 블루 / Rhapsody in Blue" 이다.
물과 공기는 실제로 파란색이 아니지만 파랑으로 느껴진다.
유리병에 든 공기나 물은 아무 색도 없지만 깊은 바다는 파랗게 보인다.
공간이 깊어지면서 모든 색이 파랑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을 본 다음부터 우리는 지구를 "파란행성"으로 부른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파랑은 무한히 "투명" 해질때 생겨난다.
경계가 없는 무한한 차원의 색 파랑, 그것은 위대한 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