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 brown
인기는 없어도 어디에나 있는 / 아늑하고 편안한 색 / 게으름과 어리석음의 색 / 가장 맛있는 색
유행에 뒤진 색 / 꾸미지 않은 색 / 가난한 자의 색 / 은밀한 사랑의 색 / 예술가의 색
갈색은 모두 95가지가 있다.
갈색은 색 중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색이다.
나이든 사람일수록 갈색을 싫어한다.
갈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없다.
남자와 여자의 1%만이 갈색을 좋아하는 색으로 꼽았다.
갈색은 패션분야에 많이 사용하는 인기있는 색인 반면 거부감의 선호도도 매우 높은 색이기도 하다.
하지만 흙색은 어느톤이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목재,가죽,양털등 많은 천연재료의 색인 갈색은 주택환경에서 가장 인기있는 색의 하나이다.
갈색은 과연 색인가?
이론적으로나 엄격히 말하자면 갈색은 색이 아니다.
갈색은 모든 색의 혼합물 일 따름이다.
빨강과 녹색을 섞어도, 보라와 노랑을 섞어도, 파랑과 주황을 섞어도 갈색이 나온다.
빨강과 노랑,파랑을 석어도 갈색이 나오고 검정을 섞어도 갈색이 나온다.
갈색은 색이라기 보다는 잡탕이다.
심리적 의미에서도 갈색은 흉하고 속물적인 색으로 받아들여지며 게으름과 어리석음을 연상시킨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갈색 옷을 즐겨 입는다.
갈색은 모든 색이 뒤섞인 잡탕이어서 모든 색과 모든 경우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대문이다.
갈색은 어디에나 있지만 "색 자체" 로서는 멸시 받고 있다.
갈색 옷을 입은 사람은 남의 눈길을 끌기보다는 남의 비위를 맞추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갈색은 주위환경에 비위를 맞출 뿐만 아니라 다른색의 독자적인 힘을 빼앗아 간다.
갈색 옆에 있으면 빨강은 약해지고 파랑은 명확함을 잃고 노랑도 광채를 상실한다.
"갈색은 어느 것에나 어울리는 중립적인 색이다"
갈색은 빨강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도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패션잡지를 보면 "고귀한 빨강" "고귀한 검정" "고귀한 흰색" 이란 표현은 자주 등장하지만
"고귀한 갈색" 이란 표현은 찾을 수가 없다.
갈색은 왕족이 입기에는 너무 천하고 우아한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파티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검은구두 갈색양복,갈색신사화등은 파티장에서는 금기이다.
갈색은 과거의 색 이기 때문에 유행에 뒤진 느낌을 준다.
하지만 유행이란 영원히 반복되는 모순덩어리므로 유행에 뒤진 느낌을 주는 복고풍이 유행하기도 한다.
가난한 자의 갈색
갈색은 중세 때도 가장 흉한 색으로 여겨졌다.
갈색은 가난한 농부와 머슴,하인,거지들의 색이었다.
최초의 기독교 수사들은 염색하지않은 수도복을 입었다.
수도원의 색이 정해졌을때 갈색과 회색은 "청빈서약"을 한 수도원의 색이 되었다.
또한 갈색은 수백년 동안 상복의 색으로 쓰였다.
이것은 갈색이 상복에 적당한 색이어서가 아니라
검정으로 염색한 직물이 갈색으로 염색한 직물보다 더 비쌌기 때문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짙은 갈색으로 상복을 지었다.
흉한 색, 싫어하는 색
갈색이 불러일으키는 즉흥적인 연상은 때, 똥이다.
갈색은 색채의 광채가 모두 사라지고 열정도 없어진 색이다.
보라는 빨강과 파랑의 커다란 대립을 연결하기 때문에 가장 신비스러운 색이다.
갈색도 파랑과 빨강을 함유하지만 여기에 세번째 삼원색인 노랑이 추가된다.
모든 것을 모든 것과 연결하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갈색은 모든특성을 잃고 잡탕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갈색은 에로틱하지 않은 색이다.
갈색은 가장 어두운 혼합색으로 검정 다음으로 사악한 특성을 나타내는 주요 색이다.
갈색은 썩은 것의 색이다.
실제적인 의미에서 또 상징적인 의미에서 갈색은 부패한 것, 즐길 수 없는 것의 색이다.
자연에서 갈색은 시들고 말라죽은 것의 색, 가을의 색이다.
사물의 나이를 생각할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갈색이다.
종이,직물도 오래되면 누렇게 변하고 결국은 갈색이 된다.
목재와 가죽도 오래될수록 색이 짙어진다.
먼지와 때로 이루어진 갈색층은 모든 것 위에 쌓인다.
그렇게 창세기의 경구가 실현된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갈색은 실내 인테리어의 색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갈색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갈색은 목재,가죽,양털등 시골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재질의 색이다.
갈색은 주황,노랑과 같은 명랑한 색과 배색될때 특히 안락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실내 인테리어에 갈색을 쓸때 검정과 배색하면 너무 음침한 느낌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갈색-검정은 편협함,무거움의 색조이다.
시골풍의 갈색 인테리어는 독일에서 특히 인기가 있다.
독일의 호텔에서는 갈색을 많이 사용하는데 다른나라 사람들은 "전형적인 독일식"인테리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반드시 부정적인 뜻은 아닌데 미국인들은 "편안함"의 의미라고 한다.
맛이 가장 강한 색...
갈색은 맛이 가장 강한 색이다.
그리고 바삭바삭하다.
스테이크도 갈색이고 갓 구워낸 빵도 갈색이다.
갈색은 향도 진하다.
커피,차,맥주,코코아는 갈색이다.
달걀도 껍질이 갈색인 것이 하얀 것보다 맛이 진하다.
갈색은 조리된 음식의 색이다.
프라이팬에 볶은 양파부터 설탕을 녹여만든 캐러맬 용액, 흰색은 조리를 해서 갈색이 된다.
같은 음식이라도 색이 진하면 칼로리가 높다.
맥주도 여성을 겨냥하여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맥주는 밝은갈색,남성을 겨냥한 맥주는 진한 갈색이다.
담배는 보통 흰색이지만 맛이 강한 담배 또는 강한 맛이 나도록 만든 담배는 갈색종이에 말려있다.
여자들은 밝은색 고기와 밝은 색 소스를 좋아하고 남자들은 맛이 강하고 진하게 보이는 갈색고기와 갈색소스를 좋아한다.
식용 염료로 만들어진 환상인 경우도 있지만 갈색이 진할 수록 맛도 진하다.
독일 나치당의 색...
갈색을 나치당의 색으로 선택할 때 히틀러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직후에 이 색을 승인했다.
갈색은 당시 독일사회에서 크게 유행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많이입는 색이었다.
누구든 어디에서든 갈색 양복을 입어서 갈색은 다분히 정상적인 색이고 별로 튀는 색이 아니었다.
아뭏튼 나치당의 색이 갈색으로 정해지면서 나치 동조자들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가 매우 용이했다.
나치당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기위해 특이한 색의 양복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갈색 양복은 누구나 입는 일상복이었고 거의모두가 갈색 셔츠 한벌쯤은 갖고 있었다.
나치당의 지도자들도 제복의 색이 정해지기 전부터 갈색 셔츠를 입고 다녔다.
결과적으로 갈색은 국가사회주의의 모든 이념을 드러내 보여주게 되었다.
그것은 폭력의 색, 보수파의 색, 남성의 색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갈색톤이 도는 옛 회화작품을 보면 옛날에는 그런화풍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색이 아닌 오랜세월에 의한 누렇게 갈변한 "바니쉬"의 색이다.
그 한 예로 시스티나 예배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그림 프레스코화 복원으로 그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복원전에는 회갈색이었던 피부색이 복원후에는 분홍이 되었고
갈색이었던 의상은 빛나는 노랑이었으며 회색은 빛나는 파랑이었다.
보수적인 예술 애호가들은 복원된 새로운 색채의 "화려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현대적인 느낌?의 복원을 개탄했지만 그것이야말로 미켈란젤로의 색이었다.
- 색의 유혹 / Eva Hell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