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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석류 - 폴 발레리

by arthoyone-아르토요네 2025. 3. 24.

 

 

너무 많은 알맹이에 견디다 못해

반쯤 방싯 벌려진 단단한 석류여,

스스로 눈을 떠서 황홀해 하는

고결한 이마를 나는 보는 것만 같다.!

 

오, 방싯 입 벌린 석류여,

네가 겪어 온 세월이

오만스럽게도 너희들로 하여금

애써 이룬 홍옥의 간막이를 삐꺽거리게 해도,

 

또한 껍질의 메마른 황금이

어떤 힘에 눌려

찢어진 빨간 보석의 과즙이 되어도

 

그래도, 그 빛나는 균열은

비밀의 얼개를 지닌

내가 지닌 영혼을 생각케 한다.

 

 

 

- 석류 / 폴 발레리 paul valery 프랑스 1871-1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