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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죽음의 기쁨, Delight of Death - 샤를 보들레르

by arthoyone-아르토요네 2025. 4. 8.

공동묘지
묘지

 

달팽이 기어다니는 진흙 땅에

내 손수 깊은 구덩이를 파리라.

거기 내 늙은 뼈를 편히 쉬게 묻어

물속의 상어처럼 망각 속에 잠들리라.

 

나는 유서를 싫어하고 무덤을 증오한다.

죽어 부질없이 남의 눈물을 바라느니

차라리 내 산채로 까마귀를 불러

더러운 뼈 마디를 쪼아 먹게 하리라.

오 구더기여! 눈도 귀도 없는 어둠의 동반자여

널 위해 부패의 아들, 방탕의 철학자

환영받을 불량배의 사자는 왔다.

 

주저없이 내 송장에 파고들어

죽음속에 죽은, 넋없는 썩은 살 속에서

구더기여, 내게 물어보라.

이제도 괴로움이 남아있느냐고.

 

- 죽음의 기쁨 / 샤를 보들레르  Charles-Pierre Baudelaire 프랑스 1821-18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