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는 사랑이라는 언어뒤에 숨겨진 악마적 색깔이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신부인 한 여인(너무도 일찍 세상을 떠난 강수연)은 고리타분한 이 세상의 현실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세상을 찾고자 예식장을 뛰쳐 나왔다.
그런 스토리를 멋지게 소화해 내는 강수연. 이 영화의 주연역에 아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90년대초부터 한창 불어닥친 페미니즘적 분위기의 영화.
또한, 강수연의 파트너 안성기도 국민배우 답게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참 멋지게도 해낸다.
강수연과 안성기는 안어울리는 것 같지만 그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각자가 추구하는 자아라고나 할까?
그것을 향해 좌충우돌하며 나아가는 각자(남성과 여성)의 그런 모습이 90년대초 한국영화에서 보여지고 있으니 세상이 변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파격,혁신적이다.
그래서 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좋아한다. 그들은 뭔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존의 것을 깨 부시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고 아름다운 미를 추구하는 그런 모습.
독특하게도 디자이너의 스토리를 선정하여 다룬 이런 영화는 쫌 기억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영화 OST도 아주 잘 만들었다. 김현철의 이 작품은 영화를 보지 않아도 이앨범만 들어도 영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음악이 상당히 몽환적인 사운드이다. 추천함.
게다가 허스키의 대표자 이소라와의 듀엣곡도 나오는데 이 영화의 메인 곡이 아닐까 싶고 이소라 출세작이 되버렸다.
세월이 흘렀지만 디자인, 특히 비쥬얼 디스플레이 디자인에 관심있는 분들은 시청해도 좋을 영화다. 더구나 주연급 배우들이 누구들인가.? 그 난해한 디자이너의 연기를 펼치는 모습들만 보아도 흐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