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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사랑이 없는... Without Love

by arthoyone-아르토요네 2025. 5. 22.

사랑이 없는 썸네일

 

 

나는 절대의 고독. 

나는 텅빈 허공. 

나는 떠도는 구름. 

 

나에겐 모양이 없고. 

나에겐 끝 간데 없고. 

나에겐 안식이 없다. 

 

나는 집이 없고. 

나는 안 가는데 없다. 

나는 무심한 바람이다. 

 

나는 물에서 몰아가는 흰 새. 

나는 수평선. 

나는 기슭에 닿지 못할 파도. 

 

나는 모래 위에 밀어 올려진 빈 조개 껍질. 

나는 지붕 없는 오막살이 비치는 달빛. 

나는 언덕 위 헐린 무덤 속의 잊혀진 사자. 

 

나는 물통에 손수 물을 나르는 늙은 사나이. 

나는 빈 공간을 지나는 광선. 

나는 우주 밖으로 흘러가는 사라지는 별. 

 

 

- 캐슬린 레인, Kathleen Raine,1908-2003,영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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