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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추억 - 뫼리케

by arthoyone-아르토요네 2025. 4. 29.

추억 썸네일

 

우리 둘이 걷던 그 때가 마지막이었구나.

오, K여!

그래. 그게 최후였다.

둘이 어린애처럼 기뻐한 것은.

 

비 갠 그날 우리 둘이서

해 뜬 넓은 길을 한 우산 속에

몸을 감추고 분주히 걸었다.

 

요정의 방인 것처럼

우리는 몸을 가까이 하고

마침내 손에 손을 꼭 쥐고!

 

우리는 별로 말이 없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

서로 그걸 눈치챘다.

 

둘이는 얼굴이 확확 달아 올라

그 까닭을 파라솔에서 비치는 햇살 탓으로 가장했다.

아, 너는 정녕 천사였지!

 

조용히 땅만 내려다 보고

그 갈색의 머리칼을 

하이얀 목덜미에 늘어 뜨리며!

 

"지금 우리의 등 뒤 하늘에는

어쩜 무지개가 서 있을거야" 하고

내가 말했다.

"게다가 저 창이 있는 곳에

메추리란 놈이 한번 더 즐겁게  울 것 같애!"

 

걸으며 난 이렇게 생각했었지.

우리의 옛날 천진한 장난을

내 고향 그 마을을

그헤아릴 길 없는 기쁨을...

 

 

- 에두아르트 뫼리케 1804-1875,독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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