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온통 덮고 있는 이 침묵
슬픔에 잠긴 바람만이 가랑잎을 흔드누나.
그리고 이방의 깃발만이...
또 다시 밝아올 날에
다시 또 구름이 하늘을 덮기 전에
너에게 줄 한 마디 말.
그러나 저주스럽기만 하구나. 이 비겁한 나태...
이 치떨리는 비참한 마음의 불안
무자비함이여
죽음의 냄새 가득한 피의 투쟁이여
이것이 생명이란 말인가?
오. 나의 순하디 순한 양이여
너를 보면 나는
기관총 총알 자국으로 얼룩진 벽에
불게 피어나던 접시꽃을 생각한다.
죽음조차도 이제는
우리를 위로해 주지는 않는다.
오늘날 이 세상 어디에
사랑을 위한 죽음이 있단 말인가!
- 편지 Letter / 콰시모도 Quasimodo 1901-1968 이탈리아 -